똑! 하고 걸린 담이 풀릴때도 똑! 하고 풀렸으면 좋겠다. 담의 시작처럼. 하지만 늘 천천히, 그러다 어느날 문득 풀린 걸 알아챌 뿐이다. 이쪽으로 움직이다 똑! 하고 걸렸으면 반대편으로 움직였을 때 딱! 하고 풀리면 얼마나 좋을까?
사는 것도 그렇다. 늘 사고는 땅! 하고 시작한다. 달리기 시작처럼 "요이-"하는 예고도 없다. 하지만 담과 마찬가지로 시작과 다르게 우여곡절을 겪다가 어느 순간, "지나갔구나." 하고 알아챌 뿐이다. 지랄맞다.
오직 잠만 반대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. 언제인지 모르게 잠들고는 알람소리에 깬다. 예고없이.
또, 오직 사랑만이 양쪽의 구조를 다 가지고 있다. 어느 순간 한눈에 반해 시작되거나 서서히 빠져들고, 서서히 질리거나 어떤 사건을 계기로 한 순간에 마음이 깨진다.
동이 트고 있다. 언제 빠져들지 모를 잠을 기약없이 기다려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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